처녀로 변신한 호랑이가 인간과 혼인하는 이야기를 다룬 설화. ≪삼국유사≫에 수록된 설화로, 한국 설화인 ‘김현 설화’와 중국 설화인 ‘신도징 설화’로 구성되어 있다. ‘김현 설화’는 신라 원성왕 때, 호랑이가 처녀로 변신해 김현(金現)과 혼인한 뒤 자신의 세 오빠를 살리고 남편을 출세시키기 위해 남편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로, 호랑이의 선한 행실을 보여 준다. 반면 ‘신도징 설화’는 처녀로 변신한 호랑이가 신도징(申屠澄)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은 후 가정을 버리고 다시 호랑이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통해 호랑이의 악한 행실을 드러낸다. 일연(一然)이 이처럼 상반된 호랑이의 모습을 ≪삼국유사≫에 병치한 데에는 불교적 권선을 강조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는 해석이 있다.